바람길.

 

강풍이 부는

허허벌판에선

그저 몸을 숨길

작은 바위라도

찾기에 바빴습니다.

 

눈보라 치는

언덕에선

눈보라에서

잠시라도

비껴있으면 했었습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은

나무 그늘에서라도

찰나를 넘기고 싶었습니다.

 

햇빛이 따가우면

따가워서 햇빛을

피하려 그늘로 피하고 싶었습니다.

 

 

종이상자 뒤집어쓴

길거리의 사람처럼

바람을 피하고 싶던 날이.

 

눈보라 치는

날에도 하늘을

활강하는 독수리처럼

날고 싶던 날이.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어느 날처럼 우산을 내미는

그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햇빛이 따갑던

밭이랑 쭈그리고 앉은

어머니 생각에

선글라스  눈물이 고여

가슴으로 흐르던.


바람들어 

구멍 숭숭 뚫린 무우처럼

뼈마디에도

가슴에도

바람구멍 숭숭

뚫렸을 어머니처럼

우리 가슴에 

바람구멍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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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